BEAUTIFUL FELLOW
일상을 혁신하는 사람들, 뷰티풀펠로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심현보 주식회사 아립앤위립 대표
청년과 노년, 세대가 공존하는 사회가 되도록
“어르신들의 의지를 능력으로 보고, 그분들이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돕습니다.”
2017년 아립앤위립을 시작한 심현보 펠로우는 폐지를 주우시던 친할머니와 그 친구 분들의 영향을 받아 폐지수거 어르신과 시니어 일자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다. 폐지수거를 대체할 양질의 시니어 일자리에 대해 고민하던 그는 어르신들이 쓰신 글과 그림에서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유니크함을 발견하고, 이를 활용한 브랜드 신이어마켙을 만들게 된다. 어르신과 그의 진심이 통했을까?
신이어마켙은 런칭 4년만에 50여개의 기업으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고 있으며, 어르신들(신이어)와 청년 조직구성원이 함께 만드는 콘텐츠가 올라가는 인스타그램에는 그들을 응원하는 청년 팬층, 팔로워(준이어)가 3만명에 다다른다. 진정한 세대통합을 보여주고 있는 심현보 대표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아립앤위립의 소셜미션
자원 재활용에 앞장서는 어르신부터 일하고 싶은 모든 노인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아립앤위립의 사업
시니어와 청년, 다양한 세대가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브랜드 [신이어마켙]을 운영합니다. 어르신들은 노년의 인생을 담은 서툴지만 정감가는 글과 그림 등 창작물을 만드시고, 청년들은 이 창작물을 콘텐츠, 굿즈로 제작/판매하여 양질의 시니어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아립앤위립, 조직 이름이 특별한데요. 그 안에 담긴 의미가 궁금합니다.
‘아립앤위립’은 나 아(我) + 세울 립(立) + We + 세울 립(立) 을 조합해서 만든 이름입니다. ‘나를 세우고, 우리를 세우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죠.
처음 조직을 만들 때 주목했던 사회문제는 ‘폐지수거노인’ 이었어요. 그분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하다보면 어르신들 스스로 자신이 한 명의 ‘사회의 구성원’임을 잊고 지내시는 것 같더라구요. 그런 어르신들을 보니 폐지를 줍는 노인들을 한데 모아 함께 무언가를 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래서 아립앤위립은 어르신 스스로가 자신을 세우고, 그런 개개인이 함께 모이게 되면 공동체(우리)가 세워진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처음에는 폐지수거 어르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인을 만드셨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폐지수거 어르신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관심의 첫 시작은 저희 친할머니 때문이었어요. 어느날 친할머니께서 무릎수술을 하시게 되었는데, 수술 후 재활을 위해 동네를 산책하시더라구요. 걷다보니 폐지가 보이셨는지, 그 종이를 모아 고물상에 판매하시기 시작했고 작게 용돈도 벌게 되셨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그런 할머니를 모두 말렸습니다. 저희 아버지 쪽 형제들은 사남매 모두 차로 15분 거리에 살고 있었는데, 평생을 한 교회에 함께 다녀 동네 사람들도 저희 가족을 잘 알았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폐지를 줍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보일리 없기도 하니 할머니가 폐지를 줍는다는 소문이 나면 창피할까봐 그랬던 것 같습니다.
심지어 저희 가족은 주기적으로 할머니에게 용돈을 드리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할머니는 궁핍해서가 아니라 삶의 활력을 줄 '소일거리'가 필요하셨던 거였어요
ⓒ아립앤위립 / 이른 아침 폐지를 팔기 위해 기다리고 계신 어르신
그렇게 저희 할머니는 가족의 만류로 폐지줍기를 그만두시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 친구분들 중에는 폐지를 줍지 않으면 생계를 꾸릴 수 없는 분들도 계셨어요. 저는 어릴적부터 부모님의 맞벌이로 할머니가 저를 많이 돌봐주셔서 할머니와의 관계가 깊었는데요, 그렇다보니 할머니 친구분들도 가까웠죠.
이런 상황을 그냥 모른척 지나갈 수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오지랖에 고물상에 선물꾸러미(물, 장갑, 양갱, 양말 등)를 챙겨가 전해드리며 인터뷰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제가 폐지수거노인에게 관심을 갖게 된 시작이었죠.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처음 어르신들을 만나고 설득하는 일은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요. 어떤 과정을 통해 어르신들을 만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 얘기를 하다보면 처음 고물상에 찾아가 제가 준비한 선물 꾸러미를 드렸던 날을 잊지 못해요. 어르신들께 선물을 드리는데 아무도 고맙단 이야기를 안하시는거에요. 너무 당연하단 듯 받아만 가시는데, 조금은 서운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그 이유를 알게 되었어요.
고물상 사장님이 나오셔서, 저를 보시더니 제가 아마 사회복지사인 줄 알았을 거라고 하시더군요. 복지관이나 구청에서 나누어주는 걸로 아셨을거라고. 그리고 이어서 말씀하셨어요, “젊은 청년, 여기서 이렇게 한다고 달라지는 것 없어. 앞날도 창창한데 가서 다른 일이나 해”.
그 이야기를 듣곤 생각했습니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기부와 후원을 하면 과연 이들(폐지수거노인)의 삶이 나아질까?’ 제 결론은 “큰 차이 없을 것 같다”였어요.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고 그렇게 창업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죠.
ⓒ아립앤위립 / 어르신들께 드리기 위해 준비했던 선물 꾸러미
그렇게 어렵게 어르신들을 모아 인생꿀팁이라는 브랜드를 만드셨어요. 그런데 그 당시까지만 해도 정말 쉽지 않으셨다고요?
네 쉽지 않았죠. 물론 지금도 쉽지는 않아요^^; 처음에는 일단 어르신들을 만나는 것부터 어려웠어요.
복지관에 가서 아무리 제 선의를 담아 이야기를 해도, 이야기를 듣는 분들은 사명감 있는 사회복지사이면서 동시에 한 직장에 속한 직장인이셨거든요. 그러니, 일을 키우면 본인이 해야 할 일이 더 생길거고, 결국 취지에 공감하시더라도 실제로 함께 일을 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더라구요.
그래도 1년 정도 문을 두드리니 여러 도움의 손길을 통해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만난 어르신들과 이야기만 나누면 중간중간 대화가 끊기는 거예요. 아무래도 서로 너무 다른 세대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찾은 방법이 함께 그림 그리는 것이었습니다.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마지막으로 그림을 그리신 게 어언 6-70년은 되셨더라구요. 그러니 당연히 어르신들은 그림 그리는 것이 익숙치 않으셨고, 저는 어릴 적부터 그림을 워낙 못그려서..
서로 그림 그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양쪽 다 그림을 못 그리니 못그린 그림 보고 가벼운 농담도 건네며 관계를 맺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 그림들이 제 눈엔 좀 다르게 보였습니다. 어르신들의 그림에는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유니크함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거죠. 그리고 그걸 활용해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눈에만 특별했는지, 판매가 잘 되지 않더라고요. 조직의 존폐를 고민할 정도였죠.
ⓒ아립앤위립 / 아립앤위립 초기 프로토타입
그 후 인생꿀팁에서 신이어마켙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리브랜딩을 하셨는데요. 리브랜딩의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새로운 브랜드는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두고 브랜딩 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인생꿀팁’은 좀 무거운 브랜드였어요. 브랜드에 ‘세월의 지혜가 젊은 날에게’ 라는 부제가 있었거든요. 무언가 어른스러운 말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 아닌가요? 이런 브랜드 메시지에 청년 소비자들은 공감은 했지만, 그 이상의 구매를 하거나, 어딘가 소개하고싶을만큼의 매력을 느끼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더 좁혀 생각을 해보기로 했죠. “청년과 노년 사이에 어떤 문제가 있을까?” 제가 보았을 땐, ‘세대격차’, ‘세대 간 문화차이’같았어요. 보통 ‘세대차이’라고 이야기하죠. 그때 즈음 너무 성행했던 단어가 ‘틀딱’, ‘앵그리실버’ 이런 단어들이었거든요. 어느 한 세대가 다른 세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거죠.
그런데 제가 만난 시니어들은 전혀 그런 분들이 아니었어요. 왜냐하면, 그 시니어가 저의 친할머니와 친할머니의 친구분들이셨으니까요. 사실 할머니, 할아버지는 그렇게 무서운 존재도, 인상만 쓰는 세대도 아니거든요. 단지,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쉽게 적응하기가 어렵고, 읽고 싶어도 글씨가 너무 작다보니 인상이 찌푸려지고, 따라가려 해도 이해하는 속도가 느린건데, 청년들의 시선에서는 어르신을 불편한 존재로만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모습은 무엇보다 ‘소통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주칠 일이 없으니 소통 할 수 없고, 그렇다보니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서로를 적대시하거나, 아예 바라보지조차 않으려고 했던 것이죠. 이런 사회에 안타까움을 담아 새로운 브랜드는 청년과 노년,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세대가 세대를 이해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저것 계속 시도했죠. 그렇게 새로 태어난 브랜드가 바로 지금의 신이어마켙입니다.
ⓒ아립앤위립 / 신이어마켙 리무버블 스티커 모음
처음 이 비즈니스 모델을 말씀드렸을 때 어르신들의 반응은 어떠셨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다들 이 수익모델 자체를 이해하기 어려워 하셨어요. 요즘은 본인 핸드폰 케이스 하나도 커스텀할 수 있는 세상이잖아요? 하지만, 어르신들의 세대에는 그렇지 않았어요. 소품종 대량생산의 기성품을 사용하시던 세대였던거죠. 그러다 보니 당신들이 그린 그림이 제품의 디자인이 되고, 판매가 되어 그 수익금으로 본인들의 임금을 만들어 낸다는 흐름 자체를 이해하기 어려워 하셨어요.
그래서 저희는 어르신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분기 별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1개월은 그림을 그리고, 1개월은 그 그림을 활용해 디자인 작업을 하고, 마지막 1개월은 펀딩을 하거나 온라인몰, 플리마켓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판매를 해서 최종 정산하는 과정이었죠. 이렇게 4번 정도 사이클을 돌리며 계속해서 설명을 해드리고, 그 과정을 하나하나 눈에 보여드렸더니 마침내 무언가 깨달으신 듯 이해를 하시더라구요.
요즘에는 제게 신제품이 언제 나오냐고 물어보실 정도로 이 모델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셨어요. 회사에 있으면 어르신들께서 제게 와서 여러 말씀을 해주시는데요. 그 무엇보다 저와 함께하신지 햇수로 5년차 된 어르신의 말이 가장 보람 된 것 같아요.
“아직도 출근 전 날엔 잠이 잘 안와
갈 곳이 있다는 게 너무 설레이거든”
ⓒ아립앤위립 / 창작 작업을 하고 계시는 어르신들
시니어 분들과 함께하는 브랜드를 만들어가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것을 마주한 순간이 있다면?
브랜드를 지속해오며 제게 생겼던 고민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우리 팬들에게 우리 브랜드에 대한 신뢰감을 더 드릴 수 있을까?’ 였어요. 아무래도 저희가 ‘시니어’와 함께하는 브랜드이다보니, ‘시니어 분들이 진짜 우리의 구성원(직원)이 된다면 우리의 진심을 더 믿어주시지 않을까?’로 생각이 정리되더라고요.
그래서 어르신들께 정규직으로 함께 하자는 오퍼를 했습니다. 그런데, 제 예상과 다르게 딱 한분 빼고는 모두 제안을 거절하셨어요. 지금처럼 파트타이머로만 일하시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생각에는 정규직이 되면 안정적으로 일 할 수 있으니 어르신들도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아했죠.
거절 이유를 들어보니 어르신들의 생각은 역시나 더 대단하셨어요. 나이가 연로하다보니 본인들은 언제 아파도 이상하지 않을 몸상태인데,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자신들이 아파서 못 나오는 날이 많아지면 대표님과 직원들이 얼마나 걱정을 하겠냐고 하시더라고요. 잠깐씩 와서 얼굴 보고 같이 일하는 지금의 형태가 서로에게 훨씬 좋을거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또 느꼈어요. ‘이 분들은 본인보다 조직과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진짜 ‘어른’이시구나.’ 하고요. 모두가 거절할 때 제 제안을 받아주신 한분의 이야기도 궁금하시죠?
그 유일한 한분은 추운 겨울날 제게 만두를 쪄다주신 어르신이었어요. 제안을 드렸을 때 “대표님이 하자는데 해봐야지!” 말씀하시더라고요. 시간이 지나 지금은 이렇게 말씀하세요 “죽으나 사나 대표님과 함께 끝까지 해봐야지!” 그런 말씀을 들을 때마다 어르신들께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직원 분들 채용하실 때 특별하게 중점적으로 보시는 것이 있나요? 아립앤위립만의 조직문화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세요.
저희는 청년구성원, 시니어구성원 모두 일정한 절차에 맞춰 채용하고 있어요. [서류전형 > 면접전형 > 최종 결과] 이렇게요. 시니어라고 예외는 없답니다.
우리는 ‘일’을 하러 모인 조직이에요. 각자의 역할은 다를지라도, 각자 파트에 맞는 일을 하는 거죠. 청년들은 마케팅/디자인/영상 파트를, 시니어들은 창작활동(글/그림), 제품제작, 제품포장 파트를 하듯이요.
그래서 저희의 첫 번째 정체성은 ‘동료’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서로가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데요. “00님” 하고요. 나이와 관계 없이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서로에 대한 ‘존중’을 담는 방법이죠. 그래서 저희는 구성원을 동료로 느낄 수 있을만한 행동과 소통 방법을 계속 찾아가고 있어요.
ⓒ아립앤위립 / 신이어마켙 조직문화 소개 페이지
저희의 두 번째 정체성은 ‘식구’예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식구는 어떤 모습인가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저희는 함께 밥을 나누어 먹는 사이가 식구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립앤위립에는 매일 점심 식사를 함께 하는 조직 문화가 있답니다. 세대가 다르다 보니 당연히 서로의 관심사가 다를 수 있는데요. 식사를 함께하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샌가 작은 지점에서부터 공감이 형성되고, 함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즐거워지죠. 이런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 간에 관계가 만들어지고, 동료로서 신뢰를 쌓아가는 시간들이 만들어진답니다. (그리고 점심 식사를 함께 하는 대신, 모든 중식비는 회사가 지원하고 있어요!)
ⓒ아립앤위립 / 신이어마켙 조직문화 소개 페이지
가끔 조부모님과 대화할 때도 '말이 안통한다'고 느낄 떄가 종종 있는데, 신이어마켙에서는 어려움이 없나요? 시니어와 청년 세대가 진정으로 어우러진다고 느낄 때가 있다면 어떤 순간인가요?
아립앤위립에는 ‘그라운드룰’이 있어요. 조직 안에서 구성원들의 행동 기준을 정하는 기본 규칙 말이죠. 저희 조직의 가장 왕언니는 92세이신데요, 그 분에게도 예외는 없어요.
예를 들면 ‘내가 먹은건 내가 정리한다’ 같은 것이 있는데요. 저희와 함께하는 어르신들의 다수가 ‘독거노인’이세요. 그러다보니, 집에서는 아무리 귀찮고 힘들어도 혼자 정리하고 필요한 것을 챙기시겠죠? 그라운드룰을 통해서는 회사에서라고 이것이 예외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물론 서로를 생각해서 먼저 물을 떠다 드리거나, 커피를 타서 전해드리는 따뜻한 마음은 환영이에요. 하지만 어른이라고 “이것저것 가져와라, 정리해라” 등등 청년구성원에게 지시하시는 행동만큼은 절대로 못하게 하고 있어요.
그 이유는, 우리 청년 구성원들이 여기에 ‘일’을 하러 왔지, 어르신들의 서포터가 되려고 입사한게 아니기 때문이에요. 즉 조직 안에서는 서로를 생각하고, 존중하는 행동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계속해서 의식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어요.
아립앤위립의 청년 구성원들은 틈틈히 어르신들과 함께 영상을 찍기도하고, 사진도 찍고 나들이를 떠나기도 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서로 손잡고 거니는 모습, 맛있는 간식을 서로 나누는 모습 등등. 이 모습이 진정으로 세대가 어우러지는 모습이 아닐까요?
ⓒ아립앤위립 / 신이어마켙 직원들과 심현보 펠로우
“어르신과 청년 구성원이 함께하는 일상의 모습을 발견할 때 진정 세대가 어우러지고 있다는 느낌을 가득 받아요"
신이어마켙의 상품을 보면 어르신들의 삐뚤빼뚤한 선, 맞춤법이 틀려 X 표시 하신 곳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상품 안에 담아내시더라구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그 부분은 저희 브랜드의 아주아주아주아주 중요하고 유일한 철학인데요. 정말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랄만큼 중요하답니다.
왜냐하면 어르신들은 70, 80, 90년 평생을 틀린 글자와 맞춤법으로 살아오셨잖아요. 그렇다고 아주 다르게 쓰시는것도 아니죠. 읽어보면 분명히 의미가 통하고, 이해가 된답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어르신들의 그 모습 그대로를 ‘존중’한다는 의미로 별도의 수정 없이 만드신 작품 그대로를 담고 있어요. 당연히 표준어가 존재하지만, 그보다 어르신들의 기준에 맞는 맞춤법과 글자를 이해하고 그대로 활용하는 게 그들을 위한 존중이 아닐까요?
ⓒ아립앤위립 / 어르신의 모습 그대로를 존중한 신이어마켙의 제품들
아립앤위립 하면 세대가 어우러지는 SNS 콘텐츠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콘텐츠 제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처음만 해도 콘텐츠를 찍으려고 하면 어르신들께서 “뭘 그렇게 카메라를 들이대냐?”고 하셨어요. 그런데 지금은 카메라가 여러 대 있어도 신경도 안 쓰세요. 그만큼 카메라를 질리도록 들이밀었던 거죠. 덕분에 어르신들도 많이 익숙해지셨고, 때로는 디렉팅을 직접 하시기도 해요.
저희의 콘텐츠는 크게 2가지로 구분되는데요. 의도를 가지고 찍는 기획 영상과 일상을 담다 자연스럽게 생기는 에피소드가 있죠.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를 선호해요. 예를 들면 여름에 팥빙수 그림을 그리시다가, 어디서 들어본 것 같지만 또 처음 부르는 듯한 “팥빙수야- 녹지말허라아-” 이런 노래를 부르시기도 해요. 이런 찰나의 순간들 때문에 일상 속에 카메라를 켜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어디서 어떤 재미있는 요소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에요.
간간히 기획한 콘텐츠를 찍기도 하는데요. 이런 콘텐츠를 찍을 때 저희가 가장 신경쓰는 것은 것은 최대한 저희 청년들의 의도를 담지 않도록 하는 것이에요. ‘기획 콘텐츠인데 의도를 담지 않으려고 한다’ 약간의 모순처럼 느껴지실 수 있을텐데요. 풀어 설명하면 이 콘텐츠의 큰 맥락에 대해서는 어르신들께 설명 드리되, 많은 부분을 어르신들께서 이해하신 그대로 자연스럽게 담으려고 한다는 것이에요. 꾸밈 없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이 콘텐츠를 독자 분들이 더 사랑해주시는 것 같아요.
ⓒ아립앤위립 / 신이어마켙 유튜브,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어르신들의 콘텐츠
대표님과 아립앤위립이 꿈꾸는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인가요?
제가 꿈꾸는 우리 사회는 모든 세대가 서로를 존중하며 공존하는 사회에요.
인생을 하나의 책이라고 봤을 때 30대인 저는 30페이지 언저리를 써내려가고 있어요. 저희 어르신들을 70, 80, 90페이지 언저리를 써내려가고 계시죠. 위치한 페이지는 다르지만 결국 각자의 오늘을 써내려가는 것은 동일하잖아요. 그렇기에 세대를 넘어 서로를 응원하고 존중하며 살아가는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각 세대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살아가야하는데, 그 모습은 ‘일자리’에서 성취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세대별로 각각의 직무는 다를지라도, 각자의 역할과 노력을 합쳐 하나의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일자리’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청년들은 마케팅/디자인/영상 파트에서 일을 하고, 어르신들은 창작/제작/포장 역할을 하는 지금의 신이어마켙처럼요.
더 확장되면, 생산/포장/유통 등 더 다양한 직무에서 더 많은 노인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젊은 시절에 해당 분야에서 경험이 있는 시니어 분들은 해당 직무를 설계하는 역할로, 해당 분야에 경험이 없다면 그 직무의 한 명의 구성원으로서 손을 보태고 함께 일을 하는 거죠. 그러면 청년들은 그렇게 만들어진 상품/제품/서비스를 좀 더 잘 알리는 역할도 할 수 있을테구요.
이처럼 앞으로의 우리 사회는 세대가 함께 조화를 이루며 일하고, 살아가는 사회였으면 좋겠습니다!
긴 과정을 거쳐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 15기로 선정되셨는데요, 뷰티풀펠로우로 함께하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먼저 정말 정말 기쁘고 감사해요. 사실 제게 2025년은 쉽지 않은 1년이었거든요. 그런데 긴 과정을 거쳐 심사에 참여했던 뷰티풀펠로우 선정 소식을 들었을 때, 이것이 마치 2025년 제게 첫 번째로 주어진 위로 같이 느껴졌어요. 너무나 감사했죠. 마지막 현장실사 단계에서 담당자님께도 말씀 드렸던 기억이 나는데요. 뷰티풀펠로우 선정을 통해 지금까지의 과정과 걸음을 ‘인정’받고 다시 힘을 내어 더 묵묵히 그러면서도 힘차게 저의 사회혁신 여정을 걸어가고 싶다고요.
물론 아직 부족한 것 투성이지만, 그럼에도 펠로우 선발 소식은 지금까지 제가 생각하고 시도해온 이 과정이 틀리진 않았다는 인정을 받는 소식이어서 너무나 감사했어요. 그리고 앞으로 더 올바르게 잘 걸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한 명의 뷰티풀펠로우로서, 어르신들과 함께 더 조화롭게 잘 해나가겠습니다 :)
©아름다운가게 / 뷰티풀펠로우 15기 아립앤위립 심현보 펠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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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재활용에 앞장서는 어르신부터 일하고 싶은 모든 노인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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