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LLOW STORY

일상을 혁신하는 사람들, 뷰티풀펠로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BEAUTIFUL FELLOW

일상을 혁신하는 사람들, 뷰티풀펠로우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홍윤희 사단법인 무의 이사장

장애가 무의미한 턱없는 세상이 되도록

“이동약자의 소수자성을 강점으로 삼아 세상을 바꿉니다.”

무의 홍윤희 이사장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딸과 일상을 함께하면서 이동약자의 이동에 얼마나 많은 장벽이 있는지를 직접 마주하고 모두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사회를 고민하게 된다. 2016년 그녀는 '장애가 무의미한 세상'을 꿈꾸며 공동창업자와 함께 협동조합 무의를 만들고, 그동안 개인의 불편으로 치부 되던 문제를 사회 구조의 문제로 바라보며 장애인의 실제 이동 경험을 바탕으로 지하철 교통약자 환승지도 등 실질적인 도구를 만들어왔다. 


2024년 5월, 시민들과 함께 사회적 임팩트를 실현하기 위해 무의는 협동조합에서 사단법인으로 법인 전환을 하고, 단순 정보 제공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접근권, 이동권의 기준을 사회 전반으로 확장하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한 아이를 둔 엄마의 작은 소망에서 우리 사회의 변화로, 긍정적 임팩트를 만들고 있는 홍윤희 이사장을 만나보자.

무의의 소셜미션
장애를 무의미하게 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물리적/심리적/인식의 턱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무의 사업
접근권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모두의 1층', 이동권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모두의 지하철' '서울지하철교통약자환승지도' 프로젝트를 시민들과 함께 진행합니다. 더 나아가 접근성과 이동권 정보를 공공데이터로 만들어 누구나 어디든 이동하고 출입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정책제안 활동을 합니다.


안녕하세요 이사장님, 먼저 무의가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활동에 대해서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도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소개 부탁드립니다.

무의는 시민들과 함께 턱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곳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턱없는 세상을 만들어가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조금 소개해 드리자면, 휠체어를 탄 딸이 지하철을 타고 싶다는 말에 2016년부터 만들게 된 지하철교통약자환승지도를 시작으로, 2025년부터는 이동약자의 눈높이에 지하철 안내표지를 새로 디자인해 부착하는 ‘모두의 지하철’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물리적인 턱을 없애기 위해 변호사, 건축사와 함께하고 있는 ‘모두의 1층’ 프로젝트도 하고 있는데요. 모두의 1층 프로젝트는 동네 가게에 경사로를 놓고, 경사로를 확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로 이를 위해 자원을 모으고, 법제도를 만드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힘을 모아 학교 내 휠체어 접근성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모모탐사대’ 활동도 2025년부터 시작했고요. 장애여성 토크콘서트인 ‘걸즈온휠즈’를 통해 심리적 턱을 허무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무의, 법인 이름의 뜻이 무엇인가요?

한자로 없을 무(無), 뜻 의(意)를 쓰는 무의’는 ‘장애를 무의미하게’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2024년 사단법인으로 전환하면서 ‘턱 없는 세상’이라는 슬로건으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 턱 없는 세상이란 등록 장애인 뿐 아니라 모두를 위한 접근권과 이동권을 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좀더 풀어 설명하자면 이제 무의의 사업과 프로젝트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 뿐 아니라 유아차를 이용하는 부모, 케리어를 들고 이동하는 관광객 등으로 대상이 확대된다고 보시면 돼요.

ⓒ무의 /2024년 사단법인 무의 출범식인 ‘턱없는 세상을 상상해’에 참가한 참가자들

 커리어 우먼으로서의 삶을 살아오시던 이사장님께서 회사를 그만두고 ‘무의’에 집중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해요. 그 시점에 느꼈던 가장 큰 문제의식은 무엇인가요?

2016년 무의를 협동조합으로 만들었을 당시에는 사회적기업지원사업을 함께 하고 있던 다른 창업자의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가 대표가 되었어요. 회사를 다니고 있던 터라 정말 ‘어쩌다 대표’가 된 셈이죠. 그래도 그 당시에는 제가 다니던 회사에서 회사 재원으로 장애용품 쇼핑몰을 만들고 혁신적 장애보조기구를 배분하는 사업을 할 수 있게 되었던 터라 무의 일과 회사 일 모두 큰 의미를 가지면서 병행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 기존에 다니던 회사가 인수합병을 거치는 과정에서, 원래 하고 있던 언론홍보업무는 더 커지고 사회공헌 업무는 거의 하기 어려워진 상황이 펼쳐진 거죠. 거기에 더불어 무의의 일은 지하철환승지도 제작을 넘어서서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고민을 하기 시작했죠. 기존의 안정적인 회사를 그만둔다면 당장 월급을 받기 어렵고 제 돈이 더 들어가는 상황이었거든요. 하지만 결국은 무의에 전념해야겠다고 생각해 회사를 그만두고 무의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무의/ (좌) 모두의 지하철 영상 중 일부 홍윤희 이사장과 딸 지민씨, (우) 홍윤희 이사장 

그간 이동권, 접근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어오면서 크게 변화된 지점, 가장 뜻깊었던 사례를 하나만 꼽아주신다면요?

앞서 말씀 드렸던 지하철 관련 프로젝트를 말씀드리고 싶네요. 지하철을 타고 싶다던 딸의 이야기에 시작했던 지하철교통약자환승지도 프로젝트의 원래 목표는 지하철 안에 안내표지(장애인용 지하철 환승 안내 스티커)를 붙이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시민이 지하철 안에 표지를 붙이는 게 불법이란 사실을 알게 되면서 2015년 크라우드펀딩으로 시작했던 이 프로젝트는 그 방향을 바꿀 수 밖에 없었어요. 결국 표지 부착에서 ‘지도’ 제작으로 선회해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그러나 그 후 10년만에 드디어 무의가 공식적으로 서울지하철에 안내표지를 붙이는 작업을 하게 됐어요. 이야기를 들어 보니 서울도시철도 70년 역사상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교통약자 안내표지와 관련된 연구는 몇 번 했었지만 실제 부착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면서요. 

10년 전 아이 엄마로서 가졌던 소망이 
어떤 시민들의 심리적 턱을 허물고, 
마침내 이뤄진 셈이니 감개무량합니다.

‘모두의 지하철’ 프로젝트에 대해 좀더 소개해드리고 싶은데요. 이 프로젝트는 현대로템의 지원을 받아 서울시, 서울교통공사, 사랑의 열매가 협력해 진행하고, 2027년까지 서울시 지하철역 환승 안내 표지를 바꿀 예정입니다. 몇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표지 교체에 대한 재원이 충분하지 않고(생각보다 지하철 표지를 바꾸는데 비용이 많이 듭니다.), 서울교통공사가 다루는 구간이 서울시 전체 역사의 절반 정도밖에 안된다는 점인데요. 그래도 꾸준히 이 활동을 해나간다면 교통약자를 위한 안내표지가 더 많은 도시철도 사업자로 확대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끝까지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무의 / (좌) 모두의 지하철 현장실증 장면, (우) 2017년 서울지하철교통약자환승지도 제작시 현장 리서치에 참여한 무의 홍윤희 이사장과 서울디자인재단 관계자, 시민 자원봉사자들

장애가 무의미한 세상을 위해 무의가 펼쳐나가고 있는 대표적인 활동에 대해서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도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소개 부탁드립니다.

무의는 시민들과 함께 턱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곳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턱없는 세상을 만들어가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조금 소개해 드리자면, 휠체어를 탄 딸이 지하철을 타고 싶다는 말에 2016년부터 만들게 된 지하철교통약자환승지도를 시작으로, 2025년부터는 이동약자의 눈높이에 지하철 안내표지를 새로 디자인해 부착하는 ‘모두의 지하철’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물리적인 턱을 없애기 위해 변호사, 건축사와 함께하고 있는 ‘모두의 1층’ 프로젝트도 하고 있는데요. 모두의 1층 프로젝트는 동네 가게에 경사로를 놓고, 경사로를 확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로 이를 위해 자원을 모으고, 법제도를 만드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힘을 모아 학교 내 휠체어 접근성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모모탐사대’ 활동도 2025년부터 시작했고요. 장애여성 토크콘서트인 ‘걸즈온휠즈’를 통해 심리적 턱을 허무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4년 12월 19일, 대한민국 대법원은 장애인 접근권이 기본권의 지위를 가진다는 기념비적인 판결을 내렸습니다. 판결문에 ‘모두의 1층’이 언급되는 영광도 누렸고요. 이제 접근권 보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의 의무가 되었지만, 접근권 이동권이 실제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수십년은 더 걸리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법원 유튜브 / 2022다289051 차별구제청구등 사건에 관한 전원합의체 선고(2024. 12. 19.)

지금은 국가의 구조를 보면 접근권, 이동권, 정보접근권에 대해서 각각 다른 부처에서 나뉘어 관리가 되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이것들을 통합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장애접근성을 보장하는 가장 최소한의 단위인 경사로부터 생각해볼게요. 지금은 경사로 설치가 주로 지자체들 보조금으로 이뤄지는데, 이후에는 공공사업의 한계에서 벗어나 민간에서도 적극 설치할 수 있게 '유니버설디자인 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경사로 사업은 대부분 대도시에 국한돼 있고 지방으로 갈수록 예산은 지역 경사로 설치보다는 어르신들이 몸이 불편해지면서 집을 개조하는 데에 치중되어 있는 형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자체뿐 아니라 중앙 정부가 경사로를 비롯한 유니버설디자인 요소의 지침과 가이드라인을 제작·배포하고 유니버설디자인 사업을 적극 육성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제도적으로 손볼 부분도 많은데요. 현재 장애인등편의법(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행되는 실태조사의 범위는 너무 제한적입니다. 대상 시설만 포함하는 게 아니라 건물과 개별 공중이용시설 접근성까지 포함하도록 실태조사의 범위와 방식을 개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나라의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주택의 접근성 확보는 국가적 과제가 되었잖아요? 이런 맥락에서는 현재 공공시설 위주인 배리어프리(BF) 인증을 민간 공동주택으로 확대하고 지원 및 규제를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도 개정하여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에 인적·물적 제반 수단과 조치를 보다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또 오일쇼크시대에 만들어진 건축법 기준에 따라 아직도 6층 이상 건물에만 승강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데요. 전 인구 중 30% 이상이 이동약자이고 이동약자의 비중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이제는 승강기 설치 기준이 전면 개정되어 사실상 모든 공중이용시설에 대해 승강기 설치가 의무화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앞서 말한것처럼 이동약자의 비중이 늘어나며 장애 접근성과 이동권 보장은 이제 더 이상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닌 모두를 위한 정책입니다. 그래서 이는 특정 부처의 단독 과제가 아닌 범정부적 과제가 되어야 하죠. 그리고 이를 위해 (가칭) 유니버설디자인 기본법 제정 등 통합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이전에도 접근권, 이동권을 이야기하고 외치는 장애인 관련 단체는 많았던 것 같은데, 무의의 특별한 점이라면 이런 사안을 실제 가시적인 변화로 만들어 낸 최초의 단체라는 점인 것 같아요. 이를 가능하게 했던 무의만의 차별점, 강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무의는 그 전에 있었던 수많은 장애 단체들의 줄기찬 노력에 바탕해 성과를 만들고 있어요. 만약 2000년대 초 리프트에서 떨어져 돌아가신 휠체어 이용자분들의 죽음을 계기로 장애 단체들이 지하철에서 엘리베이터 도입을 비롯한 이동권 확보 시위를 하지 않았더라면 무의의 지하철 교통약자 환승지도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겠죠. 기존의 인권 단체들이 쇄빙선(* 얼음으로 뒤덮인 바다에서 해수면의 얼음을 분쇄해 항로를 여는 선박)의 역할을 했다면, 저희는 그 뒤에서 커다란 얼음 조각을 녹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둘의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최종 목표는 같죠.

무의만의 강점이 있다면 무의는 ‘턱없는 세상’을 지향하기 때문에 여러 장애당사자, 광범위한 이동약자를 포괄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해봤다는 점일 것 같아요.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 기업 CSR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장점이 될 수 있겠죠. 

무엇보다 무의 내부적으로는 우리가 했던 일이 스스로 ‘무의미해질 수 있도록’ 판을 까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경사로를 설치만 하는 게 아니라, 경사로 확대를 위한 조례 제정을 위해 일하거나 지역 조직 안에 컨설팅 해드린다던지. 지하철 안에서 교통약자를 위한 환승 지도만 만드는 게 아니라 실제 지하철 이용 시 지도를 볼 필요가 없도록 안내 표지판을 바꾸고 그 표지가 표준 디자인안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던지 하는 거죠.

©무의 / 무의는 기업과 함께 경사로 자체의 인식을 바꾸는 작업도 하고 있다. 사진은 2025년 무신사 지원으로 성동구 핫플레이스 경사로를 놓고 안내 스티커를 붙이는 모습 

무의의 특징 중 하나가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을 통해 콜렉티브 임팩트를 내신다는 점인데요. 특히 모두의1층 팀이 그런 것 같아요. 이렇게 모이게 된 계기와, 이러한 방식의 협업이 가능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모두의 1층’ 팀을 결성하게 된 계기는 2023년 공익법단체 두루에서 먼저 저희 무의에 손을 내밀어 주셨기 때문이에요. 당시 두루는 장애 당사자들이 국가 상대로 한 소송을 담당하고 있었어요. 소송 내용은 ‘장애인 등 편의증진법’의 편의 시설 설치 의무 조항에서 예외 규정이 지나치게 광범위한 나머지 실제로 경사로 설치가 가능한 곳의 범위가 너무 적다는 것이었어요. 이건 법을 잘못 만든 거라는 취지로 소송을 하게 된 거죠. 

2022년에는 법이 어느 정도 바뀌어서 기존 90평 이상 매장에만 적용되었던 경사로 설치 의무가 (신축 증축 개축의 경우) 15평 이상 매장에도 의무화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사로 설치는 획기적으로 늘지 않았던 거죠. 두루에서는 이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직접 현장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셨고, 현장 조직인 저희 무의를 찾아와 주신 것이죠. 

그렇다면 ‘업주들은 왜 경사로를 꺼리는 것일까? 시민들은 경사로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나? 그리고 지역에서는 어떤 솔루션을 만들어야 도움이 될 수 있나?’ 이런 내용을 함께 고민하다보니  직접 경사로 설치를 해 봐야겠다는 생각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경사로 설치에는 건축사의 전문적 노하우가 필요했던 것이고요. 그렇게 해서 모두의 1층 팀이 모이게 된거예요. 

모두의 1층 팀이 활동한 후 2024년에, 드디어 앞서 말한 국가상대 소송에서 대법원이 ‘장애 접근권은 기본권’이란 판결을 내렸고, 판결문에 ‘모두의 1층’이 언급되기도 한 영광을 얻게 되었어요. 이 모든 것은 현장 활동과 시민들의 공감이 만들어 낸 성과죠.

ⓒ무의 / (좌)모두의 1층팀 : 두루 김남연 변호사, 무의 홍윤희 이사장, 브라이트건축사무소 이충현 소장, (우)무의는 기업의 사회공헌 기금을 통한 지역 접근성 향상에도 나서고 있다. 2025년 서울 약수동에서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직원들이 경사로를 설치하고 있다. 

 경사로 설치, 이동약자를 위한 환승지도 등 무의를 통한 변화에 대해 장애 당사자, 가족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과거에 지하철교통약자환승지도를 보시고 어떤 분이 문자를 보내주신 적이 있는데요. 그 당시만 해도 지하철교통약자환승지도는 재원이 부족해 간신히 그림 지도만 만들어진 상태였고 저희 웹사이트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 불편한 형태였습니다. 그런데도 한 분이 이 지도를 보고 이렇게 말씀해 주신거죠. 

29년 만에 처음으로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로 출퇴근할 용기가 났어요

 너무 가슴이 벅찼습니다. 저희는 무의의 후원회원(후원자)들을 ‘무의 펠로우’라고 부르는데요. 그분들 중에는 장애자녀를 둔 부모님, 몸이 불편한 노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자녀분 등 당사자 뿐 아니라 당사자의 가족들도 많죠. 이런 분들을 뵐 때마다 이동권과 접근권의 근본적 변화를 추구하는 무의의 방향성에 동의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제 무의는 모두의 지하철, 모두의 1층을 넘어 이제는 당사자들이 모여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행사들인가요? 그리고 특히 이런 행사를 기획하실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맞아요. 2023년부터는 걸즈온휠즈라는, MZ세대 여성장애인 토크콘서트를 매년 개최하고 있어요.  제 딸의 입장에서 기획했습니다. 장애를 가진 자녀가 장애가 없는 부모에게 물어봐도 답이 없는 질문이 있을 수 있잖아요? 이런 부분을 언니들에게 물어보고 싶은데 그런 언니들을 찾을 수가 없어 개최하기 시작한 행사입니다. 많은 청년 여성 장애인이 이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죠.

ⓒ무의 / 제3회 걸즈온휠즈 행사 사진, 포스터 일부

2024년에는 LG전자와 ‘볼드무브’라는 커뮤니티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LG전자는 ‘컴포트키트’라는 유니버설디자인의 가전 액세서리를 만들고 있었는데, 볼드무브는 이에 대한 장애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하고, 가전과 나의 삶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커뮤니티였어요.

 

또 올해(2025년)부터는 키움런이란 배리어프리지향 마라톤대회를 열어 당사자들을 모으고 있는데요. 최근 러닝이 유행이 되면서 마라톤이 폭발적으로 늘었는데, 휠체어 이용자나 유아차 이용자, 시각장애인도 ‘일반 마라톤에 참가할 수는 없을까?’하는 니즈가 있어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키움런의 경우 2026년에도 진행할 예정으로 많이 관심가져 주시고 뛰러 와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행사를 기획 할 때 가장 신경쓰는 건 아무래도 접근성이죠. 근데 여러 행사를 진행해보면서 접근성에 정답이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매년 하면 매년 새로 배우는 것들이 생기거든요. 물리적 접근성 외에도 소통, 쓰는 언어,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났을 때의 대처 방안 등 다양한 부문에서 접근성과 관련해서는 계속 계속 배워가고 있어요. 무의는 접근성 관련한 가이드를 꽤 만들었던 편인데요 (서울시, 엔터사, 공연시설…) 가이드를 요청드리는 분들께도 말씀드리는 게 있습니다. 이 가이드가 최종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계속 업데이트를 해 나가야 한다고요. 장애는 장애인의 수만큼이나 다채롭고, 장애로 명명되지 않은 다양함은 더 많으니까요.

ⓒ무의 / 볼드무브 장애 커뮤니티 모임, 
LG전자 가전을 경험해보는 장면

무의의 활동을 보면, 결국 마지막에는 시민들의 인식 개선이 중요한 단계인 것 같습니다. 장애를 ‘무의미하게’ 바라보는 관점은 일반 시민으로서 어떻게 가지면 좋을까요? 일상에서 어떤 시선이나 태도를 배우면 좋을지, 추천해주실 콘텐츠나 조언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장애 차별은 노골적으로 일어나기도 하지만 부지불식간, 즉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벌어지기도 해요. 종이로 베는 것처럼 뭐라고 딱히 잘라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들이지만 그런 경우가 모여서 장애당사자가 위축 되게 만드는 경우가 많죠. 

‘선량한 차별주의자’들도 있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장애 편의 지원을 역차별로 보는 최근 백래시 트렌드는 매우 우려스러워요.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건 말은 쉽지만 사실 팩트도 파악하고, 분위기도 파악해야 하는 상당히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일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장애를 비롯해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에는 노골적 이유와 근본적 이유, 두가지가 있습니다. 노골적 이유는 우리 모두가 어디에선가는 마이너이고, 가족 중 누군가 장애를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크며, 죽기 직전에는 우리 모두가 장애를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고요. 근본적 이유는 다양성에 마음을 여는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이란 게 당연해서죠. 

그래서 저희 무의에선 후원자를 ‘무의 펠로우’라고 부르면서, 당장 내 주변부터 다양성을 존중하는 세상으로 변화시키려면 무얼 행동에 옮기면 좋을지 몇 가지 행동을 제안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엘리베이터 안에 있을때 바깥에 휠체어가 있으면 내려 주세요” 같은 아주 쉽지만 낯선 행동들이죠.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턱없는 세상이 더 빨리 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제는 모두의 1층, 모두의 지하철 프로젝트를 넘어 접근성 정보 등을 공공/공익데이터화 하여 전면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들었어요. 이 과정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해요. 

전체 인구의 30%가 넘는 이동약자에 대한 권리 보장은 초고령화 사회의 중요한 미래 투자입니다. 장애인 권리 보장은 접근권, 이동권, 교육권, 정보 접근권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완성되죠. 예를들어 장애인들이 접근 가능한 아무리 좋은 시설이 존재하더라도, 그곳까지 이동할 수 없다면 접근권은 무의미하듯 말입니다. 반대로 도로와 교통수단이 잘 갖춰져도, 도착지에 경사로나 엘리베이터가 없다면 이동권 보장의 의미가 퇴색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이동약자 접근성에 대한 데이터는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가, 교통 데이터는 국토교통부와 지자체가 각각 관리를 해왔습니다. 이 마저도 데이터 연계가 잘 이뤄지지 않았죠.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이동약자 접근·이동 데이터'를 공익데이터로 지정하고, 공익을 위한 공공데이터의 경우는 정보공개청구 절차 없이 전면 공개해야하며, 민간 앱에 연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부처 간 협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려면 공익데이터란 개념을 만들어야 합니다. 공익데이터는 민간 데이터 중 공익에 부합하는 데이터를 뜻하는 개념으로 프랑스에는 공익데이터법이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공익데이터는 국가 과제인 AI 산업 육성에서 AI를 공익에 부합하도록 만드는 데에 필수적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공익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해 이해한 후로, 공익데이터의 개념 도입에 대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높여 왔는데요. 2025년 9월부터는 국가AI위원회 사회분과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정책 제안을 했습니다. 그 결과 12월 국가AI위원회의 국가 AI 액션플랜 중 공익데이터, 공익AI 활성화가 언급되었죠. 작지만 분명한 성과를 맺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하려고 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사장님과 무의의 사업은 딸 ‘지민씨’가 겪는 불편함이 모두 해결될 때까지 계속 되겠네요. 앞으로는 어떤 문제를 해결해 나가실지 궁금한데요. 준비 중이신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네, 무의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 만큼 준비중인 프로젝트도 여러 형태가 있는데요. 먼저 2026년에는 모두의 1층이 전국으로 갈 예정입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경사로 사업은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경향이 있는데요. 경사로 사업을 잘 하지 않는 지역에서도 경사로 설치가 활발해 질 수 있도록, 그 마중물 역할을 해볼 생각입니다. 각 지역 상황에 맞는 맞춤 경사로를 설치 해드리고, 더 나아가 경사로 설치 노하우를 전달드리고, 경사로 조례를 만들 수 있는 애드보커시 역량을 갖춘 활동가를 키워내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형태이죠. 

그리고 올해에 처음 도전한 ‘모모탐사대’ 프로젝트도 확대하려고 합니다. ‘모모탐사대’ 프로젝트는 2025년 모두의 오픈데이터포럼에서 민주주의플랫폼을 운영하는 빠띠와 함께 10개 학교와 파일럿을 진행해 행정안전부장관상을 수상한 프로젝트이에요. 실천교육교사모임, 장애인교원노조의 협조를 받아 2026년에는 이 프로젝트를 30개 학교로 확대하여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다음으로 모두의 지하철 프로젝트는 위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지하철을 사용하는 이동약자를 위한 안내표지를 제작하여 이동약자의 눈높이에 맞게 지하철역에 적용하고 프로젝트인데요. 더 나아가서는 이 안내표지가 공공디자인으로도 선정 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려고 해요. 마지막으로 4월에는 배리어프리지향 마라톤도 준비 하고 있는데요. 뛰고 싶으신 분들, 러닝을 사랑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꼭 와주세요! 저희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무의 / (좌)모모탐사대 대원 모집 포스터,
 (우)배리어프리지향 마라톤 키움런 포스터 

이사장님과 무의가 꿈꾸는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인가요?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무의는 턱없는 세상을 꿈꿔요. 우리를 막는 그 턱이 진정으로 없어진다면 무의의 역할이 무의미해지는 사회가 찾아오지 않을까요? 그런 면에서 무의의 역할이 무의미해지는 사회 또한 저희가 꿈꾸는 사회겠네요.  

긴 과정을 거쳐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 15기로 선정되셨는데요, 뷰티풀펠로우로 함께하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얼마전 뷰티풀펠로우로서 첫 분기모임을 다녀왔는데요. 펠로우들이 서로 조언과 서포트를 아끼지 않고, 협력하며 시너지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좋았어요. 저 또한 펠로우 커뮤니티 안에서 장애와 다양성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답니다. 그리고 펠로우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장애와 다양성에 대한 사회의 논의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펠로우들이 지치지 않고 더 많은 긍정적 사회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의 체인지메이커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가게 / 뷰티풀펠로우 15기 무의 홍윤희 펠로우

장애가 무의미한 턱없는 세상을 꿈꿉니다.

무의 홍윤희 이사장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딸과 일상을 함께하면서 이동약자의 이동에 얼마나 많은 장벽이 있는지를 직접 마주하고 모두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사회를 고민하게 된다.  2016년 그녀는 '장애가 무의미한 세상'을 꿈꾸며 공동창업자와 함께 협동조합 무의를 만들고,  그동안 개인의 불편으로 치부 되던 문제를 사회 구조의 문제로 바라보며 장애인의 실제 이동 경험을 바탕으로 지하철 교통약자 환승지도 등 실질적인 도구를 만들어왔다. 
2024년 5월, 시민들과 함께 사회적 임팩트를 실현하기 위해 무의는 협동조합에서 사단법인으로 법인 전환을 하고, 단순 정보 제공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접근권, 이동권의 기준을 사회 전반으로 확장하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한 아이를 둔 엄마의 작은 소망에서 우리 사회의 변화로, 긍정적 임팩트를 만들고 있는 홍윤희 이사장을 만나보자.

무의의 소셜미션

장애를 무의미하게 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물리적인/심리적인/인식의 턱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무의의 사업
접근권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모두의 1층', 이동권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모두의 지하철' '서울지하철교통약자환승지도' 프로젝트를 시민들과 함께 진행합니다. 더 나아가 접근성과 이동권 정보를 공공데이터로 만들어 누구나 어디든 이동하고 출입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정책제안 활동을 합니다. 


안녕하세요 이사장님, 먼저 무의가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활동에 대해서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도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자로 없을 무(無), 뜻 의(意)를 쓰는 무의’는 ‘장애를 무의미하게’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2024년 사단법인으로 전환하면서 ‘턱 없는 세상’이라는 슬로건으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 턱 없는 세상이란 등록 장애인 뿐 아니라 모두를 위한 접근권과 이동권을 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좀더 풀어 설명하자면 이제 무의의 사업과 프로젝트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 뿐 아니라 유아차를 이용하는 부모, 케리어를 들고 이동하는 관광객 등으로 대상이 확대된다고 보시면 돼요. 

무의, 법인 이름의 뜻이 무엇인가요?

한자로 없을 무(無), 뜻 의(意)를 쓰는 무의’는 ‘장애를 무의미하게’라는 뜻을 담고 있어요. 2024년 사단법인으로 전환하면서 ‘턱 없는 세상’이라는 슬로건으로 전환해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 턱 없는 세상이란 등록 장애인 뿐 아니라 모두를 위한 접근권과 이동권을 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좀더 풀어 설명하자면 이제 무의의 사업과 프로젝트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 뿐 아니라 유아차를 이용하는 부모, 케리어를 들고 이동하는 관광객 등으로 대상이 확대된다고 보시면 돼요. 

©무의 /2024년 사단법인 무의 출범식인 ‘턱없는 세상을 상상해’에 참가한 참가자들 

커리어 우먼으로서의 삶을 살아오시던 이사장님께서 회사를 그만두고 ‘무의’에 집중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해요. 그 시점에 느꼈던 가장 큰 문제의식은 무엇인가요?

2016년 무의를 협동조합으로 만들었을 당시에는 사회적기업지원사업을 함께 하고 있던 다른 창업자의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가 대표가 되었어요. 회사를 다니고 있던 터라 정말 ‘어쩌다 대표’가 된 셈이죠. 그래도 그 당시에는 제가 다니던 회사에서 회사 재원으로 장애용품 쇼핑몰을 만들고 혁신적 장애보조기구를 배분하는 사업을 할 수 있게 되었던 터라 무의 일과 회사 일 모두 큰 의미를 가지면서 병행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 기존에 다니던 회사가 인수합병을 거치는 과정에서, 원래 하고 있던 언론홍보업무는 더 커지고 사회공헌 업무는 거의 하기 어려워진 상황이 펼쳐진 거죠. 거기에 더불어 무의의 일은 지하철환승지도 제작을 넘어서서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고민을 하기 시작했죠. 기존의 안정적인 회사를 그만둔다면 당장 월급을 받기 어렵고 제 돈이 더 들어가는 상황이었거든요. 하지만 결국은 무의에 전념해야겠다고 생각해 회사를 그만두고 무의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무의/ (좌) 모두의 지하철 영상 중 일부 홍윤희 이사장과 딸 지민씨, (우) 홍윤희 이사장

그간 이동권, 접근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어오면서 크게 변화된 지점, 가장 뜻깊었던 사례를 하나만 꼽아주신다면요?

앞서 말씀 드렸던 지하철 관련 프로젝트를 말씀드리고 싶네요. 지하철을 타고 싶다던 딸의 이야기에 시작했던 지하철교통약자환승지도 프로젝트의 원래 목표는 지하철 안에 안내표지(장애인용 지하철 환승 안내 스티커)를 붙이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시민이 지하철 안에 표지를 붙이는 게 불법이란 사실을 알게 되면서 2015년 크라우드펀딩으로 시작했던 이 프로젝트는 그 방향을 바꿀 수 밖에 없었어요. 결국 표지 부착에서 ‘지도’ 제작으로 선회해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그러나 그 후 10년만에 드디어 무의가 공식적으로 서울지하철에 안내표지를 붙이는 작업을 하게 됐어요. 이야기를 들어 보니 서울도시철도 70년 역사상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교통약자 안내표지와 관련된 연구는 몇 번 했었지만 실제 부착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면서요. 

10년 전 아이 엄마로서 가졌던 소망이 
어떤 시민들의 심리적 턱을 허물고, 마침내 이뤄진 셈이니 감개무량합니다.

‘모두의 지하철’ 프로젝트에 대해 좀더 소개해드리고 싶은데요. 이 프로젝트는 현대로템의 지원을 받아 서울시, 서울교통공사, 사랑의 열매가 협력해 진행하고, 2027년까지 서울시 지하철역 환승 안내 표지를 바꿀 예정입니다. 몇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표지 교체에 대한 재원이 충분하지 않고(생각보다 지하철 표지를 바꾸는데 비용이 많이 듭니다.), 서울교통공사가 다루는 구간이 서울시 전체 역사의 절반 정도밖에 안된다는 점인데요. 그래도 꾸준히 이 활동을 해나간다면 교통약자를 위한 안내표지가 더 많은 도시철도 사업자로 확대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끝까지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무의 / (좌) 모두의 지하철 현장실증 장면,
(우) 2017년 서울지하철교통약자환승지도 제작시 현장 리서치에 참여한 무의 홍윤희 이사장과 서울디자인재단 관계자, 시민 자원봉사자들

장애가 무의미한 세상을 위해 무의가 펼쳐나가고 있는 대표적인 활동에 대해서 처음 들어보시는 분들도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소개 부탁드립니다.

무의는 시민들과 함께 턱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는 곳입니다. 어떤 방식으로 턱없는 세상을 만들어가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조금 소개해 드리자면, 휠체어를 탄 딸이 지하철을 타고 싶다는 말에 2016년부터 만들게 된 지하철교통약자환승지도를 시작으로, 2025년부터는 이동약자의 눈높이에 지하철 안내표지를 새로 디자인해 부착하는 ‘모두의 지하철’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물리적인 턱을 없애기 위해 변호사, 건축사와 함께하고 있는 ‘모두의 1층’ 프로젝트도 하고 있는데요. 모두의 1층 프로젝트는 동네 가게에 경사로를 놓고, 경사로를 확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로 이를 위해 자원을 모으고, 법제도를 만드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힘을 모아 학교 내 휠체어 접근성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모모탐사대’ 활동도 2025년부터 시작했고요. 장애여성 토크콘서트인 ‘걸즈온휠즈’를 통해 심리적 턱을 허무는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4년 12월 19일, 대한민국 대법원은 장애인 접근권이 기본권의 지위를 가진다는 기념비적인 판결을 내렸습니다. 판결문에 ‘모두의 1층’이 언급되는 영광도 누렸고요. 이제 접근권 보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의 의무가 되었지만, 접근권 이동권이 실제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수십년은 더 걸리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법원 유튜브 / 2022다289051 차별구제청구등 사건에 관한 전원합의체 선고(2024. 12. 19.)

지금은 국가의 구조를 보면 접근권, 이동권, 정보접근권에 대해서 각각 다른 부처에서 나뉘어 관리가 되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이것들을 통합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장애접근성을 보장하는 가장 최소한의 단위인 경사로부터 생각해볼게요. 지금은 경사로 설치가 주로 지자체들 보조금으로 이뤄지는데, 이후에는 공공사업의 한계에서 벗어나 민간에서도 적극 설치할 수 있게 '유니버설디자인 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경사로 사업은 대부분 대도시에 국한돼 있고 지방으로 갈수록 예산은 지역 경사로 설치보다는 어르신들이 몸이 불편해지면서 집을 개조하는 데에 치중되어 있는 형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지자체뿐 아니라 중앙 정부가 경사로를 비롯한 유니버설디자인 요소의 지침과 가이드라인을 제작·배포하고 유니버설디자인 사업을 적극 육성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제도적으로 손볼 부분도 많은데요. 현재 장애인등편의법(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행되는 실태조사의 범위는 너무 제한적입니다. 대상 시설만 포함하는 게 아니라 건물과 개별 공중이용시설 접근성까지 포함하도록 실태조사의 범위와 방식을 개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나라의 급격한 고령화로 인해 주택의 접근성 확보는 국가적 과제가 되었잖아요? 이런 맥락에서는 현재 공공시설 위주인 배리어프리(BF) 인증을 민간 공동주택으로 확대하고 지원 및 규제를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도 개정하여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에 인적·물적 제반 수단과 조치를 보다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또 오일쇼크시대에 만들어진 건축법 기준에 따라 아직도 6층 이상 건물에만 승강기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는데요. 전 인구 중 30% 이상이 이동약자이고 이동약자의 비중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런 배경에서 이제는 승강기 설치 기준이 전면 개정되어 사실상 모든 공중이용시설에 대해 승강기 설치가 의무화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앞서 말한것처럼 이동약자의 비중이 늘어나며 장애 접근성과 이동권 보장은 이제 더 이상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닌 모두를 위한 정책입니다. 그래서 이는 특정 부처의 단독 과제가 아닌 범정부적 과제가 되어야 하죠. 그리고 이를 위해 (가칭) 유니버설디자인 기본법 제정 등 통합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중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이전에도 접근권, 이동권을 이야기하고 외치는 장애인 관련 단체는 많았던 것 같은데, 무의의 특별한 점이라면 이런 사안을 실제 가시적인 변화로 만들어 낸 최초의 단체라는 점인 것 같아요. 이를 가능하게 했던 무의만의 차별점, 강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무의는 그 전에 있었던 수많은 장애 단체들의 줄기찬 노력에 바탕해 성과를 만들고 있어요. 만약 2000년대 초 리프트에서 떨어져 돌아가신 휠체어 이용자분들의 죽음을 계기로 장애 단체들이 지하철에서 엘리베이터 도입을 비롯한 이동권 확보 시위를 하지 않았더라면 무의의 지하철 교통약자 환승지도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겠죠. 기존의 인권 단체들이 쇄빙선(* 얼음으로 뒤덮인 바다에서 해수면의 얼음을 분쇄해 항로를 여는 선박)의 역할을 했다면, 저희는 그 뒤에서 커다란 얼음 조각을 녹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둘의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최종 목표는 같죠. 

무의만의 강점이 있다면 무의는 ‘턱없는 세상’을 지향하기 때문에 여러 장애당사자, 광범위한 이동약자를 포괄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해봤다는 점일 것 같아요.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 기업 CSR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장점이 될 수 있겠죠. 

무엇보다 무의 내부적으로는 우리가 했던 일이 스스로 ‘무의미해질 수 있도록’ 판을 까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경사로를 설치만 하는 게 아니라, 경사로 확대를 위한 조례 제정을 위해 일하거나 지역 조직 안에 컨설팅 해드린다던지. 지하철 안에서 교통약자를 위한 환승 지도만 만드는 게 아니라 실제 지하철 이용 시 지도를 볼 필요가 없도록 안내 표지판을 바꾸고 그 표지가 표준 디자인안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던지 하는 거죠.  

©무의 / 무의는 기업과 함께 경사로 자체의 인식을 바꾸는 작업도 하고 있다.
사진은 2025년 무신사 지원으로 성동구 핫플레이스 경사로를 놓고 안내 스티커를 붙이는 모습 

무의의 특징 중 하나가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을 통해 콜렉티브 임팩트를 내신다는 점인데요. 특히 모두의1층 팀이 그런 것 같아요. 이렇게 모이게 된 계기와, 이러한 방식의 협업이 가능한 배경이 궁금합니다.

‘모두의 1층’ 팀을 결성하게 된 계기는 2023년 공익법단체 두루에서 먼저 저희 무의에 손을 내밀어 주셨기 때문이에요. 당시 두루는 장애 당사자들이 국가 상대로 한 소송을 담당하고 있었어요. 소송 내용은 ‘장애인 등 편의증진법’의 편의 시설 설치 의무 조항에서 예외 규정이 지나치게 광범위한 나머지 실제로 경사로 설치가 가능한 곳의 범위가 너무 적다는 것이었어요. 이건 법을 잘못 만든 거라는 취지로 소송을 하게 된 거죠. 2022년에는 법이 어느 정도 바뀌어서 기존 90평 이상 매장에만 적용되었던 경사로 설치 의무가 (신축 증축 개축의 경우) 15평 이상 매장에도 의무화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사로 설치는 획기적으로 늘지 않았던 거죠. 두루에서는 이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직접 현장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셨고, 현장 조직인 저희 무의를 찾아와 주신 것이죠.

그렇다면 ‘업주들은 왜 경사로를 꺼리는 것일까? 시민들은 경사로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나? 그리고 지역에서는 어떤 솔루션을 만들어야 도움이 될 수 있나?’ 이런 내용을 함께 고민하다보니 직접 경사로 설치를 해 봐야겠다는 생각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경사로 설치에는 건축사의 전문적 노하우가 필요했던 것이고요. 그렇게 해서 모두의 1층 팀이 모이게 된거예요.

모두의 1층 팀이 활동한 후 2024년에, 드디어 앞서 말한 국가상대 소송에서 대법원이 ‘장애 접근권은 기본권’이란 판결을 내렸고, 판결문에 ‘모두의 1층’이 언급되기도 한 영광을 얻게 되었어요. 이 모든 것은 현장 활동과 시민들의 공감이 만들어 낸 성과죠.  

©무의 / (좌) 모두의 1층팀 (왼쪽부터 두루 김남연 변호사, 무의 홍윤희 이사장, 브라이트건축사무소 이충현 소장), (우) 무의는 기업의 사회공헌 기금을 통한 지역 접근성 향상에도 나서고 있다. 2025년 서울 약수동에서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직원들이 경사로를 설치하고 있다.

경사로 설치, 이동약자를 위한 환승지도 등 무의를 통한 변화에 대해 장애 당사자, 가족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과거에 지하철교통약자환승지도를 보시고 어떤 분이 문자를 보내주신 적이 있는데요. 그 당시만 해도 지하철교통약자환승지도는 재원이 부족해 간신히 그림 지도만 만들어진 상태였고 저희 웹사이트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 불편한 형태였습니다. 그런데도 한 분이 이 지도를 보고 이렇게 말씀해 주신거죠. 

29년만에 처음으로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로 출퇴근할 용기가 났어요

 너무 가슴이 벅찼습니다. 저희는 무의의 후원회원(후원자)들을 ‘무의 펠로우’라고 부르는데요. 그분들 중에는 장애자녀를 둔 부모님, 몸이 불편한 노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자녀분 등 당사자 뿐 아니라 당사자의 가족들도 많죠. 이런 분들을 뵐 때마다 이동권과 접근권의 근본적 변화를 추구하는 무의의 방향성에 동의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제 무의는 모두의 지하철, 모두의 1층을 넘어 이제는 당사자들이 모여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어떤 행사들인가요? 그리고 특히 이런 행사를 기획하실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맞아요. 2023년부터는 걸즈온휠즈라는, MZ세대 여성장애인 토크콘서트를 매년 개최하고 있어요. 제 딸의 입장에서 기획했습니다. 장애를 가진 자녀가 장애가 없는 부모에게 물어봐도 답이 없는 질문이 있을 수 있잖아요? 이런 부분을 언니들에게 물어보고 싶은데 그런 언니들을 찾을 수가 없어 개최하기 시작한 행사입니다. 많은 청년 여성 장애인이 이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죠. 

©무의 / 제3회 걸즈온휠즈 행사 사진, 포스터 일부

2024년에는 LG전자와 ‘볼드무브’라는 커뮤니티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LG전자는 ‘컴포트키트’라는 유니버설디자인의 가전 액세서리를 만들고 있었는데, 볼드무브는 이에 대한 장애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하고, 가전과 나의 삶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커뮤니티였어요.

또 올해(2025년)부터는 키움런이란 배리어프리지향 마라톤대회를 열어 당사자들을 모으고 있는데요. 최근 러닝이 유행이 되면서 마라톤이 폭발적으로 늘었는데, 휠체어 이용자나 유아차 이용자, 시각장애인도 ‘일반 마라톤에 참가할 수는 없을까?’하는 니즈가 있어서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키움런의 경우 2026년에도 진행할 예정으로 많이 관심가져 주시고 뛰러 와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행사를 기획 할 때 가장 신경쓰는 건 아무래도 접근성이죠. 근데 여러 행사를 진행해보면서 접근성에 정답이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매년 하면 매년 새로 배우는 것들이 생기거든요. 물리적 접근성 외에도 소통, 쓰는 언어,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났을 때의 대처 방안 등 다양한 부문에서 접근성과 관련해서는 계속 계속 배워가고 있어요. 무의는 접근성 관련한 가이드를 꽤 만들었던 편인데요 (서울시, 엔터사, 공연시설…) 가이드를 요청드리는 분들께도 말씀드리는 게 있습니다. 이 가이드가 최종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계속 업데이트를 해 나가야 한다고요. 장애는 장애인의 수만큼이나 다채롭고, 장애로 명명되지 않은 다양함은 더 많으니까요. 

©무의 / 볼드무브 장애 커뮤니티 모임, LG전자 가전을 경험해보는 장면

 무의의 활동을 보면, 결국 마지막에는 시민들의 인식 개선이 중요한 단계인 것 같습니다. 장애를 ‘무의미하게’ 바라보는 관점은 일반 시민으로서 어떻게 가지면 좋을까요? 일상에서 어떤 시선이나 태도를 배우면 좋을지, 추천해주실 콘텐츠나 조언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장애 차별은 노골적으로 일어나기도 하지만 부지불식간, 즉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벌어지기도 해요. 종이로 베는 것처럼 뭐라고 딱히 잘라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들이지만 그런 경우가 모여서 장애당사자가 위축 되게 만드는 경우가 많죠. 

‘선량한 차별주의자’들도 있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네요. 장애 편의 지원을 역차별로 보는 최근 백래시 트렌드는 매우 우려스러워요.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건 말은 쉽지만 사실 팩트도 파악하고, 분위기도 파악해야 하는 상당히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일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장애를 비롯해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에는 노골적 이유와 근본적 이유, 두가지가 있습니다. 노골적 이유는 우리 모두가 어디에선가는 마이너이고, 가족 중 누군가 장애를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크며, 죽기 직전에는 우리 모두가 장애를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고요. 근본적 이유는 다양성에 마음을 여는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이란 게 당연해서죠. 

그래서 저희 무의에선 후원자를 ‘무의 펠로우’라고 부르면서, 당장 내 주변부터 다양성을 존중하는 세상으로 변화시키려면 무얼 행동에 옮기면 좋을지 몇 가지 행동을 제안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엘리베이터 안에 있을때 바깥에 휠체어가 있으면 내려 주세요” 같은 아주 쉽지만 낯선 행동들이죠.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턱없는 세상이 더 빨리 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제는 모두의 1층, 모두의 지하철 프로젝트를 넘어 접근성 정보 등을 공공/공익데이터화 하여 전면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들었어요. 이 과정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해요. 

전체 인구의 30%가 넘는 이동약자에 대한 권리 보장은 초고령화 사회의 중요한 미래 투자입니다. 장애인 권리 보장은 접근권, 이동권, 교육권, 정보 접근권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완성되죠. 예를들어 장애인들이 접근 가능한 아무리 좋은 시설이 존재하더라도, 그곳까지 이동할 수 없다면 접근권은 무의미하듯 말입니다. 반대로 도로와 교통수단이 잘 갖춰져도, 도착지에 경사로나 엘리베이터가 없다면 이동권 보장의 의미가 퇴색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이동약자 접근성에 대한 데이터는 보건복지부와 지자체가, 교통 데이터는 국토교통부와 지자체가 각각 관리를 해왔습니다. 이 마저도 데이터 연계가 잘 이뤄지지 않았죠.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이동약자 접근·이동 데이터'를 공익데이터로 지정하고, 공익을 위한 공공데이터의 경우는 정보공개청구 절차 없이 전면 공개해야하며, 민간 앱에 연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부처 간 협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려면 공익데이터란 개념을 만들어야 합니다. 공익데이터는 민간 데이터 중 공익에 부합하는 데이터를 뜻하는 개념으로 프랑스에는 공익데이터법이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특히 공익데이터는 국가 과제인 AI 산업 육성에서 AI를 공익에 부합하도록 만드는 데에 필수적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공익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해 이해한 후로, 공익데이터의 개념 도입에 대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높여 왔는데요. 2025년 9월부터는 국가AI위원회 사회분과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정책 제안을 했습니다. 그 결과 12월 국가AI위원회의 국가 AI 액션플랜 중 공익데이터, 공익AI 활성화가 언급되었죠. 작지만 분명한 성과를 맺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하려고 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사장님과 무의의 사업은 딸 ‘지민씨’가 겪는 불편함이 모두 해결될 때까지 계속 되겠네요. 앞으로는 어떤 문제를 해결해 나가실지 궁금한데요. 준비 중이신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네, 무의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 만큼 준비중인 프로젝트도 여러 형태가 있는데요. 먼저 2026년에는 모두의 1층이 전국으로 갈 예정입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경사로 사업은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경향이 있는데요. 경사로 사업을 잘 하지 않는 지역에서도 경사로 설치가 활발해 질 수 있도록, 그 마중물 역할을 해볼 생각입니다. 각 지역 상황에 맞는 맞춤 경사로를 설치 해드리고, 더 나아가 경사로 설치 노하우를 전달드리고, 경사로 조례를 만들 수 있는 애드보커시 역량을 갖춘 활동가를 키워내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형태이죠. 

그리고 올해에 처음 도전한 ‘모모탐사대’ 프로젝트도 확대하려고 합니다. ‘모모탐사대’ 프로젝트는 2025년 모두의 오픈데이터포럼에서 민주주의플랫폼을 운영하는 빠띠와 함께 10개 학교와 파일럿을 진행해 행정안전부장관상을 수상한 프로젝트이에요. 실천교육교사모임, 장애인교원노조의 협조를 받아 2026년에는 이 프로젝트를 30개 학교로 확대하여 진행해 보려고 합니다. 

다음으로 모두의 지하철 프로젝트는 위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지하철을 사용하는 이동약자를 위한 안내표지를 제작하여 이동약자의 눈높이에 맞게 지하철역에 적용하고 프로젝트인데요. 더 나아가서는 이 안내표지가 공공디자인으로도 선정 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려고 해요. 마지막으로 4월에는 배리어프리지향 마라톤도 준비 하고 있는데요. 뛰고 싶으신 분들, 러닝을 사랑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꼭 와주세요! 저희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무의 / (좌)모모탐사대 대원 모집 포스터, (우)배리어프리지향 마라톤 키움런 포스터

 이사장님과 무의가 꿈꾸는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인가요?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무의는 턱없는 세상을 꿈꿔요. 우리를 막는 그 턱이 진정으로 없어진다면 무의의 역할이 무의미해지는 사회가 찾아오지 않을까요? 그런 면에서 무의의 역할이 무의미해지는 사회 또한 저희가 꿈꾸는 사회겠네요.  

 긴 과정을 거쳐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 15기로 선정되셨는데요, 뷰티풀펠로우로 함께하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얼마전 뷰티풀펠로우로서 첫 분기모임을 다녀왔는데요. 펠로우들이 서로 조언과 서포트를 아끼지 않고, 협력하며 시너지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좋았어요. 저 또한 펠로우 커뮤니티 안에서 장애와 다양성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답니다. 그리고 펠로우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장애와 다양성에 대한 사회의 논의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펠로우들이 지치지 않고 더 많은 긍정적 사회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의 체인지메이커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가게 / 뷰티풀펠로우 15기 사단법인 무의 홍윤희 펠로우

주소


문의



사업자등록번호

이사장

서울 중구 소공로 34 아름다운가게 (우) 04630

02-2115-7044 / 02-2115-7045
[전화 응대 시간] 평일 10시-17시 (점심시간 12시-13시 제외)

fellow@bstore.org

101-82-16927

박진원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 후원하기



Copyright (C)Beautiful Store. All rights reserved.


주소
문의


사업자등록번호
이사장

서울 중구 소공로 34 아름다운가게 (우) 04630
02-2115-7044 /02-2115-7045
[전화응대시간] 평일 10시-17시 (점심시간 12시-13시 제외)
fellow@beautifulstore.org
101-82-16927
박진원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 후원하기



Copyright (C)Beautiful Store. All rights reserved.